요사이 한국에서는 탁구장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없어지는 것 같던데, 어릴때에 아버지와 동생 그렇게 탁구장에 갔던 생각이 난다. 시골에서 서울로 이사와서 처음 갔던 탁구장이 용산 어디쯤에 할아버지가 하는 탁구장이었는데...그리고 서초교회에서 탁구장 한달을 정식으로 등록하고 배웠던 기억, 그리고 총회때에 목사님중에 "탁신"이라 불리는 목사님이 있었는데, 겂없이 덤벼들었다가 완전히 망신당한일...그런 일이 생각나는데..어째튼
곰곰히 생각해 보면, 시골 목회와 탁구장 주인은 조금 닮은 데가 있다.
1. 주말이나 일요일은 장사가 좀 되는 것 같은데, 다른 날은 손님 없는 외로움을 잘 견뎌내야 한다.
2. 평일에도 이따금 사람이 오기는 하는데, 혼자 오는 사람이 있다면, 재미가 없더라도 상대해주어야 한다. 때로는 대접차원에서 져주기도 해야 할 것이다. (중요!)
3. 특별히 요사이 돈이 잘벌리는 비지니스 같지는 않다.
4. 몇분 좀 늘려달라, 뭐 해달라는 요구를 잘 들어주어야 한다 (비록 마음에 안들어도..)
5. 가끔 와서 열심히 치고 배운다는 사람이 있다면 대견하다.
6. 어쩔때는 항상 듣는 탁구소리지만, 씨끄러울 때가 있다.
7. 낮에 사람이 없을 때에는 탁구장에 붙여놓은 정상급 선수의 포스터를 보면서 "내가 저사람이면 어떨까?" 하는 달콤한 상상도 해보지만 이내 백일몽에서 깬다.
8. 탁구장 바닥이 마루이면 구두를 신고 들어오면 안되는데, 어떤 사람들은 무지하게 말을 안듣고 상식도 없어보이는 경우가 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할 것 아냐 -.-!"
9. 상도에는 어긋나겠지만, 이웃의 피씨방이나, 당구장이 없어져서 사람들이 탁구장으로 몰려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근데 그럴일은 절대 없을 것 같다-
10. 잘 나오던 사람이 이사를 간다거나, 다른 탁구장으로 간다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무척이나 쓰리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오면 얼마나 기분이 흐뭇한지..
11. 사실 운동 열심히 하면 지가 좋은 건데, 열심히 안 할려고 뺀질대는 사람이 있다. 아참 입으로 운동하는 사람도 있다지...
오늘도 나는 탁구대를 닦으면서 기다린다. 이미 탁구공의 숫자도 뻔히 알고, 탁구 라켓의 숫자도 알지만 다시 한번 세보고, 일요일 에 많이 사람들이 와서 열심히 탁구 치고 가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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