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저녁 한가한 마음으로 뭐 좀 할 것이 있어서, 교회로 향했다.
그런데 교회 바깥에서 어떤 사람이 전화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음성이 글쎄..심상치가 않았다.. 뭐지..
몇분 지난후 교회 문을 씨끄럽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문을 열고 나가서 누군가 보았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을까? 어떤 남자 청년이 문을 두드리면 말을 했다.
"I want to meet preacher! or pastor.." 그러면서 하는 말이 기도를 받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들어오라고 했다.
눈물을 글썽이면서 자기의 사정을 이야기 한다.
나이는 21살, 아주 어린 딸이 있고, 어느 여자와 같이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여자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은 정말로 그 여자를 좋아하고 He said that she is my queen 이라는데,
그 여자는 이제 사랑이 식었고 옛날로 돌아갈수 가 없다는 것이다.
결혼한 사이인지 동거한 사이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는데 캐물을수는 없었다.
그 여자의 집에 갔더니 다른 차가 와있더란다..
누구의 차인가, 다른 어떤 남자의 차인가?
보았더니 놀랍게도 어떤 다른 여인의 차였다. 그 청년의 말은 gay girl friend 가 생겼고,
정확히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사랑하는 여인과의 관계가 끝났다는 것이다.
너무나 속이 상하고, 화가 날대로 와서 시카고에 있는 아버지께 전화했더니
아버지는 교회에 가서 도움을 청하고 기도를 받으라고 했고
그래서 들린것이 우리 교회가 되었던 것이다.
이제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자꾸 생각나고 그 사랑을 끊을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아......벽을 쳤다면서 자신의 손을 보여주는데, 손이 상해서 피가 조금 흐르고 있었다.
너무나 흥분되어 있고 속상한 그를 위로해주기에는 나는 완전히 역부족이었다.
(우리 교회의 모습..아마 청년이 정도 어두울때 찾아온 것 같은데...)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상담의 첫번째 원리, 일단 들어라...그래서 계속해서 들었다.
이 친구는 자신을 계속 탓하고 있었다.
자신이 너무 어리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아버지가 집으로 와서 안정을 찾으라고 하지만
집이 시카고인데 갔다 와봤자, 또 생각날 텐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한참 이야기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문을 또 두드린다..
누굴까? 나가보니 경찰이다.
교회에 목사가 있는데, 왠 낯선 차가 왔고, 못보던 남자 청년이 교회로 들어갔는데, 혹시 무슨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미국사람들의 신고 정신은...)
그래서 나는 웃으면서 "Young man just wants to meet me, There is no problem, Thank you for coming.." 말하고 돌려보냈다..
청년은 인근의 미 공군 부대의 병사이다,,,
목사가 해줄수 있는 것이 뭐가 없다...특별히 이런때는 그래서 등을 싸안고, 손을 잡으며 간절히 기도해주었다.
눈물을 흘리는 그 청년..
마음에 쉼을 얻었다고 일어서서 돌아간다..
처음에 화가 나서 나에게, man, man, 그러던 청년이 Yes sir, 로 바뀌더니 나중에는 Pastor 로 바뀌었다..
약 40분간에 걸친 해프닝은 이렇게 끝났다..
그런데 그렇게 바뀌기까지의 기간에 정작 그에게 충분한 도움을 못 준것이 너무 아쉽다.
잔뜩 화가 나서 속사포 같이 쏟아 붓는 영어를 잘알아듣지도 못하고,,
나의 코리언 액센트를 잘아아듣지도 못하고..
다행히 같이 슬퍼하는 마음을 그 친구가 알아준 것같고, 약간의 쉼을 얻은 것 같았다.
목회자가 할수 있는 것은 정말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저 같이 있어주고, 그 마음을 읽어주는 것 밖에,
오늘 그 청년의 뒤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한 번 간절하게 기도했다
그 청년 오늘 사고 안치고 잘 복귀해서
푹 자고 내일 아침 잘 출근할수 있도록
젊은 날의 열병은 또 한번 치루면 회복되지 않겠는가..스스로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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