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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MON/ILLUSTRATION

세상의 어떤 아비가,,,

교통사고로 아들 잃은 이락호 집사 편지
사랑닷컴  2009-06-25 11:18:10 


"세상에 어떤 아비가 자식의 관을 고르겠니?"



천국백성 된 내 아들 규민이에게

49년간 나의 삶 중에 참으로 잊을 수 없는 순간들 중 하나가 바로 92년 3월, 네가 태어나던 그 날이었던 것 같다. 엄마는 3일간의 진통으로 병원을 여러 번 들락거렸었다.  

우린 네가 나올 때가 된 것 같아서 병원으로 달려가면 아직 멀었다고 돌려보내고, 또 아파서 가면 또 돌려보내고, 그러기를 3일을 하다 드디어 16일 밤 10시, 네가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네가 엄마 뱃속에 있는 9개월 동안 너를 만날 준비를 해왔었지만, 하나님이 첫 번째 아가로 보내주신 너였기에 참으로 긴장되고 기대되고 행복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후 17년이란 세월이 참 하루같이 훌쩍 흘러갔다는 것과 그 17년으로써 너와의 시간이 끝을 맺는다는 게 참으로 아쉽구나.


대니야,



난 아버지인 내가 너의 비석과 관을 고르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세상에 어떤 아비가 자식의 관을 고르겠니? 실은, 네가 나의 비석, 관, 묘자리를 골라 주어야 하는 게 아니겠니? 

그래도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난 다른 아버지들보다 아들에게 뭔가 한 가지 더 해준 셈이 되는 거더구나. 

그리고 네가 운전면허를 처음 받고 그 면허증에 장기기증을 하겠다는 분홍색 도너 스티커를 붙여온 것을 보며 참으로 영에 속한 사람이요 껍데기뿐인 몸에 연연하지 않는 너를 자랑스러워했었다.

그러나 너의 의지를 존중해주기 위해 1시간 반의 긴 인터뷰를 통해 너의 각막, 뼈, 심장 동맥, 혈관 등을 가져가도 좋다고 하나하나 허락하는 그 과정 속에서 아버지는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역시, 너를 다시 보게 될 새 하늘과 새 땅, 그리고 새 몸을 입을 너를 더욱 기대하게 해주시는 과정이었음을 인정하게 되는구나.


대니야,

너와 함께 시작했던 트리하우스 짓는 일은 이제 너의 동생들이 도와야 하겠지? 내가 망치를 잡으면 못을 집어주고, 내가 나무 한 쪽을 잡으면 다른 한 쪽을 바로 들어주던 너의 순발력과 눈썰미가 그리워지겠구나.  

참 훌륭한 조수였던 너로 인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너와 함께하던 씨름, 야구, 축구가 떠오르고, 또 집안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너의 냄새와 자취에 이어 정작 네가 더 이상 내 곁에 없음이 실감될 때마다 손과 발이 떨리고 마음에 심한 파도가 일어 참 힘들단다. 

그러나 자기 하나뿐인 아들을 내어주신 하나님 아버지를 생각하며, 또 너를 다시 만날 날을 사모하며 기대하며, 평안을 주시라고, 잠잠한 마음을 주시라고 순간순간 십자가 앞에 나아간단다.


아들아,

자식을 기르는 부모들이면 다들 하는 말이다만 너를 기르는 수고보다 너로 인해 받은 위로와 기쁨, 행복이 더욱 컸었음을 고백한다. 

네가 정작 내 곁에 없으니 잘 해준 것보다는 못해준 것들만 자꾸 생각나니 미안할 따름이다.  

너와 함께한 17년은 너무나 짧았고 또 그로 인해 안타깝지만 네가 나에게 준 기쁨은, 단지 17년, 혹은 900주, 또는 육천 삼백 오일, 시간으로 치면 십 오만 천 삼백 이십 시간이란 숫자만큼뿐만이 아니라, 그런 수치들을 훨씬 뛰어넘는 크나큰 것이었음을 또한 꼭 알려주고 싶다.  


나의 기쁨, 나의 자랑 규민아!

이젠 네가 먼저 갔으니, 네가 세상에 태어나던 날 너를 기다렸던 이 아빠가 가졌던 긴장감, 기대감은 이번엔 네가 갖고 날 천국에서 만나주길 기대하고 소망한다. 

너를 인해 하나님께서 내게 부어주셨던 기쁨, 자랑, 행복, 축복을 기억삼아 나의 이 슬픔과 아쉬움을 메꿔봐야겠다. 


규민아!

아빠가 더욱 든든히 설 수 있게 성령 하나님이 마음과 생각을 평안 가운데 지키시길 그곳에서 기도해 주겠니? 

너의 빈 자리, 너를 다시 볼 때까지 채워지지 않겠지만 자식 같은 네 친구들을 보면서 마음에 위로 삼으려 한다. 지금은 잠시 떨어져 있으나 이다음에 만날 때는 이별도 슬픔도 없는 곳에서 만날 테니 우리 서로 기대 가득히 만나자.

지난 17년간 아빠의 아들로 함께해 주어서 참 고마웠다.

그리고 아빠가 널 많이 사랑한다!

아빠가 널 많이 사랑한다!

아빠가 널 많이 사랑한다!


-이락호 집사(OC2-2 목장 이사야 다락방 순장), 아들 규민(다니엘)의 입관 및 천국환송예배(2009년 6월 23일) 조사에서

이 글을 읽으면서, 아들을 죽게 만들 십자가를 선택하셔야 했던 하나님을 잠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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