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지 익숙하지 않은 것이 이별이지만, 결국은 다가오고야 마는 것이 이별인듯합니다.
2개월하고도 반정도 집사람하고 아이들하고 고향방문단을 꾸려 한국으로 갔습니다.
이미 예서하고 집사람하고 6개월정도 떨어져 본 경험이 있던지라, 사실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적응이 되질 않습니다.
아틀란타 공항에 떨어트리고 오던 중, 운전하는데 그냥 힘이 쭉 빠지더군요.
셀폰에 항상 2번은 집사람의 셀폰으로 걸리던 단축키를 지정해두었습니다. (1번은 음성멧세지로 지정되어 나옵니다.)
집사람 비행기에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전화를 하고, 비행기 이륙시간이 지났는데 혹시나 하고
2번을 눌렀습니다. 그랬더니 들리는 소리" your call has been forwarded to an automatic voice message system"
항상 2번으로 전화를 하면, "여보세요, 나에요",그런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배고프다, 피곤하다, 재미있는거 없냐, 항상 무엇인가를 요구하고 바랬던 것 같은데, 오늘은 아무 소리가 없습니다. 전화를 받고 싶어도 더 이상 받을수가 없는거지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나니 마음이 아쉽고 가슴이 "휭"해지며 마음에 무언가 싸한 생각이 들더군요, 지난 3개월 동안 집사람이 아이들하고 컨테이너에서 살면서 여러가지 힘들었을텐데, 그리고 무섭기도 하고 혼자 아이들이랑 있는것이 쉽지가 않았을텐데,,그 기분을 이제 내가 당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단축키 2번을 아무리 눌러도 2달 넘게 아내는 대답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 뿐만 아니라 누군가 집사람을 찾는 사람은 당분간 집사람의 다정한 목소리를 들을수가 없겠지요..
여행떠나는 길, 재미있게 해주다가 보내게 해주고 싶어서 아틀란타도 미리 올라가고, 무언가 시간을 내보려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아파서 기분 좋게 웃으며 보내주지 못한게 조금 아쉽군요,
이 인간이 얼마나 얼굴이나 몸이 변해서 오게 될지 모르겠습니다.조금만 언성을 조금만 높여도 울먹이는 녀석, 엄마에게 푹빠져 지내는 녀석, 이 인간 보고 싶을 것 같아서, 가기전에, 이 인간이 제일 좋아하는 인형 빼앗아서 교회 책상위에 놓았습니다. 엉성한 강아지 인형인데, 웬지 한서하고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한서 이 놈아..그 강아지 인형은 아빠가 접수한다. 갖고 싶으면 빨리 와서 가져가시든지..하삼..
내가 부대가거나 집을 나설때 거의 항상 문 밖에 나오는 예서인데, 어느날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얘가 웬 일이지.." 나중에 알고 봤더니, 자기가 아빠 초콜렛을 주었는데 아빠가 그것을 안가지고 출근하는 것을 보고, 삐졌던 것 같습니다. 자기의 성의를 무시했다는 거지요..너 한국가면 피아노에, 발레에,,뭐 별거 별거,,다 배우고 싶다고 그랬지, 짦은 기간이지만 건강하게 재미있게 보내렴. 나중에 집에 오면 더 잘해줄께..
아...여기가 마지막이 장소였습니다. 남겨진 사람은 아픔을 당담해야 하는 것이고, 또 남은 집안일도 담당해야만 하는 거지요....
이제부터가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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