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던 컴퓨터가 너무 노쇠하여, 하나를 사게 되었는데,
그전에 쓰던 컴은 너무나 낡은 것이었다. 버릴까 하다가 평소에 "리얼 컴퓨터"노래를 부르던 예서의 방에
놓아주어야 겠다고 생각을 했다.
구식 모니터와 아주 오래된 컴퓨터의 궁상맞은 결합을 예서는 그렇게 기뻐하고 있다.
그런데 그 기쁨도 잠시였다.
어린이 영화를 보려고 컴을 틀었는데, 아뿔사 소리가 안나는 것이 아닌가?
스피커 남는 것이 없다보니, 정작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스피커를 사주어야 겠다고 생각하던 터에,
7불짜리 스피커를 발견하고, 가격대비/생색내기에 충분한 그 스피커를 샀다.
뭐 대충 이렇게 생긴 그런 스피커였다.그리고 예서에게 생색을 내야 겠다는 생각에서 한마디 던졌다.
"예서야 아빠가 너 사랑해서 비싼 스피커 사줬는데, 그럼 너가 뭐라고 말해야 되지?"
나는 사실 예서가 고맙습니다라든가, 감사합니다, 혹은 아빠 사랑해요 이런 말이 나올줄 알았는데
정작 녀석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엉뚱한 것이었다.
"아빠 죄송합니다" 으잉?? 이게 6살짜리가 할말인가?
구구절저르 녀석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힘들지만, '
대충 이런 것 같다. "자기 (예서 )때문에 아빠가 힘들게 비싼거 사줘서, 아빠를 힘들게 해서 죄송"하다는 것 같다.
애들이 뭐 사달라고 할때마다 하도 돈이 없다고 아이들에게 말해서일까?
그날 딸의 죄송합니다라는 말에 궁상맞은 아비가 땅만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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