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를 즐겁게 해주었던 드라마 가운데 하나가 "베바" 엿다. 고마운 교회의 여집사님 때문에 공짜로 보게 되었는데,
역시 한국에서 신드롬이 있을 만큼 재미있는 드라마 중의 하나였다. 예전에 김명민씨가 장준혁으로 나온 병원 드라마도 참 재미있게 보았는데, 이 드라마 또한 한국말에 굶주린 나에게 머리를 시원하게 하는 것중의 하나였다
극중에 나오는 한국의 여러 가지 모습들도 보기 좋았지만,
극중에서 더욱 재미있었던 것은 강마에와 강건우 리더쉽이었다.
작가가 혹은 배우가 더욱 extreme으로 끌고간 면도 없지 않았겠지만, 강마에의 리더쉽에서도 긍정이 가는 부분중의 하나는 정직함이다. 혹자는 한국에 강마에 리더쉽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면서 한국에는 아직도 억울함이 많이 있는 나라라고 한다. 어쨌거나 "실력"만으로 리더해 나가는 듯하지만, 곳곳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감성을 자극하게 한다. 실제로 이런 리더쉽이 통할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목회 현장에서는 어떨까? 이런 리더쉽이 통할지는 모르겠다.
강하게 몰아치면서 사람들을 이끄는 것 말이다. 실제로 나도 강하게 몰아치면서 사람들을 이끄는 분들을 보았지만, 그들에게서 강마에의 실력에 준하는 영성을 본 분들은 많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실망한 적이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문제는 나 역시 실력없이 몰아치는 리더쉽을 가지고 싶은 유혹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어떤 목사님이 말하기를 목사가 된다는 것은 "어른 흉내"를 내는 것이란다. 힘들어도 괜찮은 척, 슬퍼도 그저 그런 척, 아파도 안 아픈척, .....한마디로 말하면 척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어른 흉내를 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나도 강마에 처럼, 사정없이, 휘두르고 싶은 생각이 든다. "흉내"목회가 아니라 "창"목회 말이다.
반면에 강건우 리더쉽은 조금 틀리다.
나이가 어려도 감싸안고, 전체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인간적인 따스함으로 팀을 이끌어 가는 그의 리더쉽은 분명 강마에와는 틀리다. 어떻게 보면 목회현장에서는 이런 리더쉽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그런데, 이런 리더쉽을 한국 사회에서 한국 사람에게 적용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가 않다. 이런 리더쉽도 쉽게 볼수 없는 리더쉽인데다가, 이런 종류의 리더쉽은 처음에는 어쩌면 무시 당할수 있다가 나중에서야 더욱 진가가 드러나는 리더쉽인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분명 강마에의 리더쉽이 시간이 걸리는 것만큼이나 아니면 그것보다 더욱 많은 시간이 걸려서야 효과가 나타나는 리더쉽이 아닐 까 생각한다.
최근에 느끼는 것은, 리더쉽에도 정체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한 리더쉽이 있다면 바로 그거야 하는 리더쉽이 있다면, 그것을 소화해서 자기의 것으로 만들도 자신의 "상표"로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마에로 갔다가 강건우로 갔다가 이와는 반대로 강건우로 갔다가 강마에로 갔다가 하면, 이것은 오히려 설익은 리더쉽이고, 이런 리더쉽은 사람들에게 혼돈을 주기 쉽다.
얘기 하다 보니 자꾸 복잡해 지는데,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나는 강마에 스타일이 아닌데, 자꾸 그 사람을 따라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왠일일까? 목회 현장에서 어떻게 보면 강마에의 리더쉽은 독약이기 쉬운데, 특별히 실력없는 사람이 할 경우에는 말이다. 때로는 내가 그 독약을 먹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독약을 먹고 싶었던 이유가, 베바를 계속해서 보게 했던 이유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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